8년 전 실무수습생 당시 서면을 보고
오랜만에 내 메일을 검색하다가 무려 8년 전 내가 실무수습생인 당시에 썼던 서면을 보게 되었다. 보통 자신의 옛날 서면들은 낯 부끄러워서 잘 보지 않는다고 하지만, 왠지 궁금해져서 파일을 열어 보았다. 이혼 사건의 준비서면이었다. 상대방의 답변을 반박하는 내용이었는데. 지금 보니 확실히 다시 써주고 싶은 느낌이 드는 서면이었다.
못 썼다는 게 아니다.
다만 확실히 수험생스럽게 시험을 위한 정답지를 적듯이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의뢰인의 입장에서 확실히 의뢰인을 편들면서 쓴 서면이 아닌, 무슨 논술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처럼 썼다는 느낌이 든 거다. 나도 모르는 과거의 나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참 모범생 스타일이었구나'라는. 그리고 근 8년간 내가 얼마나 많이 변화했는지도 알게 되었다.
지금은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외모도 조금 다르고 사람도 전혀 다르기에 동일 인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난 8년 전의 내가 아니다. 전혀 다른 사람이다. 그 사실을 8년 전 실무수습 당시 작성한 서면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난 정말 많이 변했다.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기도 했고, 내 스스로가 많이 성장했다는 사실도 느낀다. 매 해마다 느낀다. 2017년과 2018년은 달랐고, 2018년과 2019년도 달랐다. 특히 2019년은 내가 변호사로서의 정체성을 강렬하게 느끼게 된 문제의 사건을 다룬 해이기도 했으니까. 2019년과 2020년도도 달랐는데, 2020년에는 내가 맡은 사건 중 진 사건이 거의 없었다. 아주 유의미한 해였다.
2021년도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2022년에는 내가 어떻게 또 바뀔까.
지금의 나도 점점 내 자신이 궁금해진다.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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