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각성

by 한가희김 2020. 12. 15.
반응형

각성

 

내가 변호사로서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좋은 변호사, 유능한 변호사를 가르는 기준은 문장력이나 논리력이 아니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게 왜 뚱딴지 같은 소리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논리력만으로 승소하기 어렵다.

논리력 + 호소력이 있어야 승소를 한다. 물론 상대방이 너무 대응을 안 하는 경우는 어떤 서면을 써도 이기지만, 요즘 소송 추세가 공시송달이 아니고서야 상대방이 별다른 말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경우는 잘 없다.

형사사건에서 모든 범죄를 인정하고 형량만 낮추는 것에서도 변호사 실력 차이가 있냐는 글을 봤는데.

있다.

동일사건 동일죄명으로 같은 재판부가 내린 판결들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도저히 형량을 줄일 수 없었던 사건도...

거의 반으로 줄인 경험이 있다.

어떻게 주장하느냐에 따른 것이다. 

이런 경험이 없는 변호사들은 양형 주장만 하는 경우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하나, 그건 줄여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 듯 하다.

그리고 이런 성공사례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은 논리력과 문장력이 아니었다.

'용기'였다.

무슨 용기냐고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형을 줄이기 위해서는 판사가 형을 줄이려고 마음을 먹어야 한다. 그러면 변호사는 어떻게 해야 될까? 판사가 형을 줄이는 마음을 '먹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결정하는데 어떤 게 중요할까? 호소력이다. 호소력 있는 변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용기를 갖고 엄청나게 어필을 해야 한다.

그러니 '용기'야 말로 변호사의 가장 큰 덕목이 아닐 수 없다. 난 이것을 깨닫고 2019년부터 새로 태어나는 느낌이었다. 변호사로 '각성'을 하게 된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