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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국가 아니다. 헬조선은 바로 '우리'가 만들고 있다.

by 한가희김 2019.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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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로 활동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그동안 보고 느낀 바가 있다.

우리나라는 '법치'에 걸맞는 나라가 아니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미국 유학을 다녀온 후 더 강해졌다.

미국은 '거짓말'을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처벌을 강하게 하고, '정직'과 '신뢰'를 인재의 중요한 덕목으로 여긴다. 미국 유학시 학교에서 시험을 칠 때 부정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사인도 받고 감독관이 철저히 감독을 하였었다. 그 때는 그 분위기가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최근 있었던 일이다. 한국에 돌아온 뒤 사이버대학교 중 한 곳에서 시험을 쳤다. 부정행위가 일어났는데 부정행위를 한 학생을 누군가 학사지원부에 신고를 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신고해서 학사에 있어서 부정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루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수많은 학생들이 신고한 학생을 뭐라고 했다. 그 정도 갖고 왜 신고를 해서 졸업을 못하게 하냐고. 신고한 사람을 '바보', '인정머리 없는 사람'으로 취급했다.

그 때 느꼈다. '규정이 있어도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구나. 지키면 바보라고 생각하는구나. 오히려 편법행위를 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면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구나...'

예전에는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소수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다. 상당히 많은 비율, 당시 기억으로는 거의 절반 정도 되는 사람이 부정을 옹호했다. 매우 놀라웠다. 내가 그 기억을 당분간 잊을 수 있었던 것은 규정을 어긴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학우들에게 사과하고 학사 불이익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작금의 사태를 보면 그 사람은 부정행위를 했어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었다. 염치도 있는 사람이었고.

법원 및 여러 공공기관을 다니면서 느끼는건데... 사람들이 상당히 거짓말을 잘한다. 그리고 불쌍한 척을 잘한다. 그런데 말이다... 이런 분들... 돌아서면 '메롱'한다. 이런 분들이 정말 한둘이 아니다. 그렇게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잘 속아주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공부만 하는 시기에는 몰랐다. 사회 나오니까 온갖 권모 술수와 음모, 거짓말이 난무한다.

잠시 속여서 돈 떼어 먹는 것은 양반이다. 그 정도도 못하면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에 대해 따지고 뭐라고 하면 '사람이 살면서 일이 일정대로 착착 되는 것이 어디있냐. 그럴 수도 있지.'라고 얼버무리면 그만이다.

이래서 하멜이 표류기에 "조선인은 훔치고 거짓말하며 속이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믿을 만한 사람들이 되지 못한다. 남을 속여 넘기면 그걸 부끄럽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아주 잘한 일로 여긴다."라고 써 놓은 것일까.

하지만 국민 탓만 할수는 없을 것 같다. 돌아가는 사태를 보면 위정자 및 고위급 공무원들도 만만치 않은 듯하니 말이다. 우리나라는 '법치국가'라 할 수 없다. '법치국가'로 지향하는 국가라 할 수 있을지언정. 헬조선, 헬조선 하지 말자. 이런 현실에 그냥 수긍하거나, 부정에 눈감아 주는 사람들이 많은 이상 결국 헬조선은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남탓 말자. 남들이 헬조선 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너'가, '우리'가 헬조선 만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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