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있는 서면, 강한 서면
요즘 책쓰기에 관심이 많아서 MKYU에서 하는 남인숙 작가님의 책쓰기 강좌를 듣고 있다.
오늘 들은 내용 중 '진실과 진심의 힘은 강하다', '진실이 아니면 콘텐츠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비단 글쓰기뿐만이 아니라 변호사들이 쓰는 소송 서면에도 적용되는 말인 것 같다.
나는 변호사로 일을 하면서 여러 서면들을 본다.
보면서 뭐랄까. 서면에도 '힘'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어떤 서면은 뭐라 콕 집어 말하긴 그런데... 맥아리가 빠진다고 할까. 힘이 없어 흐물흐물한 느낌이 드는 서면이 있다. 자기 회피와 변명이 담긴 서면도 그런 종류 중 하나다. 읽으면서 '뭔가 캥기니까 이렇게 쓴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드는 서면.
엄청 화내는 듯한 감정을 담은 서면도 그리 강한 서면은 아니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서면은 피곤하다고 할까. 아마 판사님도 그런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다.
내 생각으론 힘이 있는 서면, 강한 서면은 당사자가 주장하는 진실을 논리적일 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면을 잘 풀어서 쓴 서면이다.
그러니 오늘 작가님이 말씀하신 진실과 진심의 힘은 강하다는 것이 새삼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난 여지껏 한번도 그런 적이 없지만 명백한 허위 사실을 담은 서면도 있는데, 결국 진실이 드러나면 그 서면의 힘이 싹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이런 경우 우리 쪽이 승소를 하곤 했다). 다만 이 경우는 그 진실을 변호사가 드러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고 여기서 변호사 능력이 문제된다.
다소 복잡한 사건에는 이런 점을 잘 짚는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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